|
|
등록일:
2006-01-03 09:53:51 , 조회:
792 |
주부 김경자(34) 씨는 오후만 되면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띵하니 울리는 탓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심한 날은 콧물까지 줄줄. 그러다 유치원에 간 아이들 마중하기 위해 집을 나올 때면 증상은 씻은 듯 사라진다. 병원을 찾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거 같고 그렇다고 그냥 버티자니 매일 반복되는 증상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왜 그럴까?
빌딩증후군… 두통·무기력증·피부발진등의 증상 일으켜
겨울 들어 김경자 씨처럼 안구건조나 두통, 콧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염된 실내 공기 탓이다. 문을 닫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에 넘쳐나는 각종 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호흡되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오염된 실내 환경 탓에 생기는 증상은 두통, 현기증, 집중력 감소, 호흡기 질환 등 여러 가지. 이런 증상을 흔히 시크빌딩증후군(또는 빌딩증후군, Sick Building Syndrome)이라고 한다.
겨울철 실내 환경 오염 비상
실내와 실외, 어느 쪽의 환경이 더 깨끗할까?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매연이나 각종 소음들이 넘쳐나는 실외보다는 실내 환경이 더 깨끗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오산. 미국 환경보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내 공기 오염도는 실외보다 2∼5배 높다. 여기서 실내에서 사람이 활동을 하게 되면 그 수치는 100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안 공기 속에는 200여 가지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벽, 바닥, 가구 등 곳곳에서 유해물질이 생겨난다고 보면 된다.
◆ 포름알데히드
집을 지을 때 거의 대부분 들어가는 비닐 바닥재, 벽지, 단열재, 소음재, 타일, 페인트, 접착제 등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는 눈·코·목의 가려움, 기침, 설사, 어지럼, 구토,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라돈
콘크리트, 벽돌, 대리석, 흙에서 방출되는 유기화합물이다. 이물질을 장기간 많이 흡입할 경우 폐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진다.
◆ 각종 곰팡이, 세균, 진드기
거실에 깔려 있는 카펫이나 커튼, 침대시트 등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각종 곰팡이와 세균, 진드기 등이 살고 있다. 이들 미생물들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질환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 흡연·방향제·살충제등에 의한 유기물질 발생
주방에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 일산화탄소가 다량으로 방출된다. 또한 흡연·방향제·살충제 등에 의해서도 수많은 유기물질이 생겨난다. 이들 물질은 강한 마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중추신경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눈과 호흡기를 자극하고, 알레르기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실내 오염 팍~ 줄이기 A부터 Z까지
시크빌딩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오염을 줄이는 것이 필수. 여기에 더해 실내 오염물질이 집안에 머물지 않고, 바깥으로 빠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다양한 실내 오염 줄이기 아이디어를 모아본다.
◆ 이사 전, 베이킹 작업은 필수
새 집으로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짐을 옮기기 전에 아파트 독을 어느 정도 빼줄 필요가 있다. 빈집의 보일러를 3일간 하루에 8시간씩 30℃ 이상으로 가동시킨다. 집안의 온도가 높아지면 유해가스의 분자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많은 배출이 이루어진다.
◆ 가구 구입, 도배 등은 여름철에
가구를 새로 들여놓거나 도배를 하게 되면 한동안 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이 많아진다. 때문에 환기에 어려움이 많은 겨울철에 가구 구입, 도배, 장판 등을 새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되도록 문을 열어놓고 사는 여름철을 이용하도록 한다.
◆ 숯 이용 독성물질 걸러준다
숯은 공기 중의 독성물질을 걸러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집안 곳곳에 숯을 놓아두면 좋다.
◆ 녹색식물을 기른다
식물은 공기 정화 기능을 갖고 있다. 실내에서 기를 만한 식물로는 형광등 아래서도 잘 자라는 벤저민, 고무나무, 골든 포토스 등이 대표적. 또한 햇빛이 잘 드는 장소가 있다면 아이비나 국화, 진달래 등을 기르는 것도 도움된다.
◆ 2∼3시간마다 10∼15분 정도 환기
환기만 자주해도 세균, 곰팡이가 50% 정도 줄어든다. 환기는 2∼3시간마다 10∼15분 정도가 적당하다.
◆ 온도는 16∼20℃ 정도
같은 환경에 살아도 시크빌딩증후군이 나타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때문에 몸에 저항력을 기르는 것은 필수. 바깥과 온도차가 너무 많이 나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겨울철 적당한 실내 온도는 16∼20℃ 정도다.
여기에 더해 물을 자주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된다. 또한 춥다고 너무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바깥으로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 습도는 40∼60%를 유지
겨울철에는 건조하기 쉬우므로 습도를 높여줄 대책을 세워야 된다. 적당한 실내 습도는 40∼60%. 집안에 습도계가 있다면 이를 기준으로 습도를 높여 주어야 될 지, 아니면 건조시켜야 될 지 판단할 수 있다. 습도계가 없을 때는 귤껍질 등의 상태를 봐서 습도 조절 필요 여부를 알 수 있다. 귤껍질이 6시간 안에 마른다면 습도조절이 필요하다.
가습기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 하지만 신경 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가습기가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때문에 화분이나 실내 분수, 어항 등을 이용한 자연 습도 관리가 더욱 권장된다.
[조선일보 2004.01.0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