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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12-09 12:38:21 , 조회:
830 |
아토피성 피부염은 재발될 수 있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나이가 들면서 차차 나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간혹 어린이 병에서 벗어나 사춘기부터 30대에 걸쳐 지속되는 경우도 급증하는 추세로 특히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성장하면 다소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더러 성인이 돼서도 치료하지 않은 환자도 있다.
김경원(가명, 남) 군은 키도 크고 멋있는 청년이다. 그런데 얼굴 한쪽에 습진이 생겼다고 한다. 그 습진을 조금이라도 숨기고 싶어서 앞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중 집이 한의원과 가까운 곳에 있어 지나는 길에 상담을 요청해 왔다. 만난 순간 한눈에 정신적으로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유아기에 머리에 이미 지루성 습진이 생겼고, 그것이 점차 얼굴, 가슴, 팔, 전신에 퍼져 피부는 까칠까칠해지고 윤기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들의 고통을 걱정하고 있는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김군의 이야기를 잠자코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에는 가려움 때문에 밤에도 잠을 자지 못하고 부모가 밤에 교대로 피부를 긁어 주 정도로 고통스러웠고 몇 군데 의료 기관에 가 보았으나 어느 곳에서나 오랜 시간 기다려 겨우 순번에 의해 진찰하면 30초 정도 김군의 얼굴을 보고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약국 창구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받아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현재 서양 의학으로는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약은 스테로이드제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저기 병원에서 받은 스테로이드제 연고가 이제 두 상자가 넘는다며 씁쓸하게 웃는 김군은 그 연고를 하루에 1회만 극소량 얼굴 전체에 엷게 펴서 바르곤 했다.
불과 30초의 진찰에 대한 불신감을 가진데다 스테로이드제에 대해서도 부작용은 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어 이렇게 사용해 왔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잘못이다. 연고제는 단지 바른다고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충분한 양을 잘 문질러 바르고, 바르는 횟수도 중요하다. 박피가 붙을 때까지 연고를 매일 계속해서 바르다가 나중에 가렵게 된다면 항히스타민제의 지휀히트라민이 포함된 연고를 발라 빨리 낫게 해야 한다.
그러나 김군은 이러한 주의를 등한시하였고 언제나 가려우면 긁적긁적 긁었다. 긁으면 당연히 피부에 굵직한 상처가 남게 되고 그 상처에 바이러스 균이 침입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더구나 스테로이드제는 알레르기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약품이므로 스테로이드제를 지속적으로 바르면 그 부분의 면역력은 저하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 균류가 얼굴 전체에 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온몸에 퍼지면 큰일이므로 면역을 맡은 백혈구는 바이러스 균과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김군은 간신히 백혈구 쪽이 이겼으므로 언덕처럼 부어오른 습진의 정상 부분에 작은 담황색의 고름이 생겼다. 고름은 바이러스 균을 가득 먹고 죽어 버린 백혈구의 시체가 모인 곳이다. 부풀어 있던 습진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고름이 고여 있고 아직 많은 백혈구가 바이러스 균과 사투를 계속 반복하는 중이었다. 또 그것과 동시에 섬유상의 결합 조직이 실밥처럼 바이러스 균을 휘감아서 친친 얽매이게 된다.
김군을 단순한 아토피성 질환뿐 아니라 만성적인 감염증을 가지고 있었고 게다가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계속 바르고 있었기 때문에 나을 턱이 더더구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김군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바이러스 균과 결합 조직으로 생긴 언덕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십미패독탕과 황련해독탕 두 가지를 복용하게 하였다. 황련해독탕에는 직접 바이러스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는 황련, 황백과 항염 작용을 하는 황금이 배합되어 있다.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는 것을 중지하도록 지시하고 목욕 후에 충분히 환부를 소독하는 것과 1주일에 1~2번 휴일 전날 밤과 휴일 아침에 입욕하는 것으로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나서 황백 10그램을 달인 즙을 전신에 바르는 일, 매일 자기 전에 항균 작용이 있는 중황고라는 한방 연고를 바르는 것을 권하였다.
중황고는 참기름, 황납, 심황, 황백에서 비롯된 연고로서 황련해독탕을 연고로 만든 것과 같은 처방이다. 화농성 질환으로 빨갛게 부어 아프고 아직 수그러들지 않아 타박으로 열이 나는 통증 혹은 벌레에 물렸거나 화상, 동상에 쓰이고 있다.
김군에게는 2~3일 지나면서 환부에서 고름이나 멀건 물 같은 것이 터져나올 것이라고 미리 알려 주었는데 김군은 30분 이상에 걸친 설명에 크게 만족한 듯 어떠한 심한 상태가 되어도 나을 것이라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하였다. 3일째 되는 날 김군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는데 습진으로 부풀어 오른 부분에서 고름 같은 것이 줄줄 흘러나온다는 것이었다.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발랐던 부분이 특히 심하고 바른 양이 많았던 얼굴은 침출물이 너무 많아 식사를 하기에도 부자유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대로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걱정된다고 했지만 김군 자신은 웃으면서 이미 들었던 대로 드디어 나을 때가 되었다며 어머니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10일 후가 되어도 침출물이 멈출 기미가 없자 슬슬 그만 해도 좋지 않을까 하고 김군도 불안해졌다.
거기에서 침출물의 세력을 약하게 하면서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황련해독탕에서 계지가황로탕으로 바꿔 처방하였는데 세력은 약해졌지만 배농을 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십미패독탕을 계속 복용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리고 나서 10일 후에는 습진으로 부풀어 오른 것이 없어지고 전신의 부스럼딱지도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오래도록 스테로이드제를 바르고 있던 입에서 턱에 걸쳐 잘 낫지 않았던 부분, 얼굴의 심한 붉음도 점점 엷어졌다.
이제 조금만 더 참아내면 낫는다고 타일렀고 덧붙여 열흘 동안 똑같이 처방된 한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처방에 믿음을 갖고 따랐던 김군은 부풀어 오른 부분이 완전하게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얼굴의 붉음도 없어지면서 건강한 피부색으로 되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전혀 다른 얼굴이 되었으므로 "해냈다!"라면 소리지를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면 이제 알레르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소시호탕인데 항알레르기 작용을 가진 황금의 배합량을 늘리면 무척 효과적일 것이다.
이 소시호탕을 중심으로 영계감출탕과 함께 복용을 계속하는 동안 습진 자국과 다소 남아 있는 가려움은 거의 없어지고 김군은 건강한 피부로 돌아왔다. 조금 남아 있는 불탄 자리 같은 알레르기 피부도 통상 10분의 1분량의 스테로이드제 연고와 옻나무 유출 엑기스제를 발라서 완전히 없어지게 되었다.
십수 년 동안 괴롭혔던 알레르기가 단지 4개월 만에 완쾌 되었다. 김군은 정신적으로 무척 밝아지면서 사람들과 자신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치료하는 데에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같은 치료법으로도 개인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한의원을 바꾸고 싶을지도 모른다. 도중에 그만두면 지금까지의 치료가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수도 있다.
출처: 영동한의원(http://www.atopy7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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