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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3-01-27 18:04:06 , 조회:
1,307 |
김진님,
그렇게 어린 아기가 있으셨어요? 정말 안타까우시겠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장염에 걸렸는데, 왜 아기 옷을 살균 소독하시려고 하세요? 병원에서 그러라고 하셨나요? 아니면 세균성 장염이니까 옷을 통해서 세균이 침투했다고 생각하셨나요?
살균소독도 하시는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냥 비누로 싦아 빠시거나 햇볕에 널어 일광소독을 하시는 거라면 상관 없겠지요.
그러나 소독제를 써서 하신다면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아기가 장염이 더 심해질 거예요.
왜 그런지는 좀 더 근본적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편지에 이은 별도의 편지, ´병은 세균에서 오는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서는 아기의 장염에 대해서만 말하기로 하죠.
어린 아기가 장염이 걸리는 이유는 태어날 때부터 장이 약하든지, 아니면 어떤 이유로 면역력이 약해져, 면역기관 중 가장 전방위라고 할 수 있는 장벽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몇변인가 말씀드렸지만, 우리 몸의 면역기관 중에서 가장 외부에 맞닿아 있는 것이 피부와 점막인데요, 점막에는 눈, 코, 입 등 바로 외부와 닿은 부위도 있고 기관지, 식도, 성기에서처럼 좀 더 안쪽에 있는 곳도 있으며, 위벽과 장벽처럼 아주 안쪽에 있는 것도 있습니다.
장벽처럼 몸 안에 있는 것이 무슨 전방위 기관이냐고 하시겠지만, 위벽과 장벽은 음식물에 들어 있는 유해요인을 막아내는 곳이므로 역시 가장 전방에서 싸우는 면역기관으로 볼 수 있지요.
장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장염인데요, 이 장염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과 세균으로 인한 것이 있다고 내과 의사들은 구분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염은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낫지만 세균으로 인한 것은 항생제를 써야한다고들 말씀하시지요.
그러나 다음에서도 말씀드리지만 세균은 언제든지 우리 몸 안팎에 존재합니다. 음식물을 통해 들어 온 세균은 위에서 염산으로 소독되지만, 여기서 살아 남은 세균이 따뜻하고 영양물질이 많으며 습기도 적당한 장 속에서 번식할 수 있지요.
장에는 비피더스균을 비롯한 좋은 세균과 웰슈균을 비롯한 나쁜 세균 등, 종류로는 100종 이상, 수자로는 100조개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장은 위에서 일차 소화된 음식물이 들어오면 수축운동을 해서, 또 이 세균들이 분해해주어서 영양분(주로 단백질과 미네랄)을 잘게 쪼개어, 단백질은 안전한 아미노산 상태로 만들어서 물과 함께 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들여보내 온 몸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 원료로 쓰여지게 합니다.
그런데 이 장의 움직임은 매우 미묘한 밸런스 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이 밸런스가 깨어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 걸려서 항생물질을 먹으면, 감기에 의한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을 퇴치할 수는 있지만, 또한 장내의 세균을 죽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분자가 큰 단백질은 잘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장벽을 통과하거나, 배설되어야 마땅한 유해물질이 장벽을 통과하여 혈류에 실리게 됩니다.
세균도 단백질이며 하나의 생명체라 분해되지 않지만 장벽이 허술해지면 여기 실려 온 몸을 돌면서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그렇게 되기 전에 장벽에 염증을 일으키지요.
장벽에 염증이 생기면 장벽은 더 허술해져서 더 많은 유해물질을 그대로 통과시키게 됩니다.
장염을 크게 앓고 난 아이들이 아토피가 심해지는 수가 있는데, 바로 이 때문이죠.
이렇게 장의 밸런스가 깨져 염증이 생기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했다든지, 기름진 먹거리를 많이 먹었다든지, 항생물질을 장기 복용했다든지, 공기가 오염되거나 기타 환경 속에서 유해물질이 나와 면역기능과 장벽 세포 재생 기능을 훼손시켰든지...
김진님의 아기처럼 어린 아기라면 첫째, 모유를 먹는다면, 엄마가 스트레스가 갑자기 많아져 모유 속에 엄마의 스트레스 물질이 많이 들어가 아기의 장 밸런슬르 깼을 가능성도 있구요. 둘째, 우유를 먹는다면, 우유 자체가 아기에게는 잘 소화하기 어려운 먹거리여서 꾸준히 아기의 장벽에 무리를 가했을 것이니까 6개월쯤엔 충분히 장염이 생길 만도 하지요. 셋째, 모유를 잘먹고 다른 이상이 없었더라도 갑자기 주변 환경에 소음이 많이 생긴다든지, 여름철이니까 모기 잡는 약을 쓴다든지, 새옷을 입어 그 유해물질의 영향을 받았다든지, 외출을 갑자기, 그것도 공기가 나쁜 곳으로 했다든지,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가 아기에겐 다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유해물질의 작용에 의해 신체가 교란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요즘처럼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유가 되지요. 온도 적응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쓰여 면역 기능에 충분한 에너지가 배당되지 못하기 때문에, 장이 취약한 아기라면 장염의 형태로 몸의 불균형이 나타나겠지요.
아기가 설사를 좍좍하면서 울어대면 엄마로서는 한시 바삐 고통을 딱 멎게 해주고 싶으시겠지만, 그렇게 고통을 빨리 멈추는 방법은 있다 하더라도 엄청난 부작용을 동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선 마음을 차분하게 잡수시고, 아기의 생명력을 차츰 키워나가 장염을 이기도록 도와주신다는 기분을 가지시는 게 제일 필요하구요.
아기 옷은 오히려 너무 자주 빨면 세제의 영향도 있어서 더 아기가 약해집니다. 이전보다 하루쯤 더 입히시는 기분으로 하시구요.
우선 그 아기는 장이 약할 소지가 많은 아기로 생각되는데요, 장에 활기를 주시는 방법을 익히세요.
제일 간단하고 효과적인 것, ´엄마 손은 약손´입니다. 엄마가 차분하게 기분을 가라 앉히시고 아기를 부드럽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시면서 아기 배 위에 손을 가볍게 갖다대고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돌려주세요.
"내손이 약손이다, 슬슬 내려가라", "먹고 싶어 먹었다. 슬슬 내려라", "엄마 손은 약손, 우리 **이, 금방 낫지" 등 입에 떠오르는 대로 간단한 가락을 붙여 즐겁고 편안한 느낌으로 중얼중얼 해주시면 더 효과가 커집니다.
엄마 손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의 에너지가 아기의 장벽 세포까지 침투해들어가 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지요.
아기 발을 따뜻하게 감싸 쥐면서 발 안 쪽 오목한 곳을 부드럽게 쓸어주셔도 효과가 큽니다. 장을 관할하는 신경이 모여있는 곳이거든요.
과립 활성탄을 구입하셔서, 깨끗한 천에 납작하게 펴서 흐르지 않게 잘 싸서 아기 배 위에 띠워 주셔도 좋구요.
우유를 주시고 계시다면 그냥 보리차에 소금만 약간 넣어 주세요. 설사가 완전히 멎을 때까지요. 물을 많이 보충해주셔야 설사로 인해 탈수증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 몸에 물이 부족하면 아기가 경기를 떠는데, 얼굴이 파래지며 눈이 돌아가고 불에 덴 듯이 울기도 하며 숨을 헐떡거립니다. 이때 절대로 당황하지 마시고 젖병에 보리차에 소금을 약간 넣어 물리시거나 숟가락으로 떠서 넣어주세요. 물만 공급되면 경기는 거짓말처럼 낫습니다.
아기가 완전히 낫더라도 우유는 약하게 타서 주시고 이유식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시는 게 좋지요. 분유는 정말 문제가 많은 아기 먹거리니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아기가 빨리 낫고 안 낫는 것은 어머니에게 달려 있습니다. 어머니가 건강하고 차분하며 아기를 사랑하고 아기가 자연적으로 치유될 것을 믿으시면 아기는 놀랍게도 빨리 회복됩니다.
용기를 내셔서 차분히 해보시구요, 혹시 또 불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편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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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님이 시공사(http://www.sigongsa.com) 게시판에 올리신글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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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문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사무국장. UN 지속가능위원회 NGO네트워크 아시아 지역 간사 및 여성환경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전업주부이자 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여성민우회 환경센터 지도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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