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wha93 |
등록일:
2014-08-06 00:02:17 , 조회:
2,420 |
22살 여자입니다.
ㅋ다들 제 꼬락서니를 보면 제일 예쁠땐데 하면서 혀를 차죠...
지난 1년간 개고생하며 여러모로 느낀바가 있어 그냥 정리겸 글 남겨봐요.
그냥 저는 이 글을 보실 분들이 저처럼 완치를 기대하며 무리하고,
왜 이렇게 낫지 않나 초조해 하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완치가 없다, 포기해라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는 아니구요..
평생 아토피를 심하게 앓았지만 좋다 나쁘다를 계절마다 반복하며 살고 있었는데,
작년 이맘때 피부가 뒤집어졌어요.
ㅎㅎ다들 그렇지만 아토피 앓으며 10년쯤 병원 전전하다보면 의사불신이 생기잖아요.
그래도 피부가 안좋은데 어쩌겠어요.
표창도 받고 아토피 학회에서 나름 알아준다는 피부과에 가게 됐고,
엘리델과 사이폴엔, 아마 뱀독?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처방받았어요.
그리고 6개월쯤 그대로 처방을 받았죠.
충격적이게도 전 당시에 엘리델이나 사이폴엔이 면역 억제제인 줄도 몰랐어요ㅋㅋㅋ;; 그냥 주는 대로 먹었죠.
반년이 지나도 차도가 없이 나쁜 상태가 유지되자 병원에 발길을 끊었는데,
당연히 피부가 뒤집어졌죠... 근데 이게 정말 충격이었어요.
전신에 아토피가 퍼진거에요. 평생 아토피 생긴적 없는 부위까지.
저는 말하자면 접히는 부위, 어찌저찌 가리면 좀 안 보일 수 있는 부위가 심한 아토피인 정도였거든요.
ㅋㅋ아토피를 앓으면 자존감이 똑 떨어지게 되잖아요.
그래도, 그나마 제가 정말 손이 예쁘다고 자부심이 있었거든요ㅋ
그 부분만은 피부도 아기피부고.
그런데 병원 끊자마자 손가락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온 몸에 염증이 올라왔어요.
아마 면역 억제제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재생능력으로 몸이 보호할 수 있었던 부분까지 감염이 되어서 아토피가 퍼진거죠.
전 당시까지 아토피에 대해 무지했어요. 사이폴엔이 면역억제제인줄도 몰랐으니ㅋㅋㅋ
멍청하게 그저 나는 그냥 병을 앓고 있는 거다, 이건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라고만 생각했어요.
약을 먹고, 치료 좀 받으면 낫는 뭐 장염같은 병이요.
하지만 아니죠ㅋㅋㅋ 아토피는 체질 그 자체 같은 거잖아요. 전 그걸 몰랐어요. 아토피를 '관리'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죠.
그렇게 전신으로 피부가 안좋아지고, 지난 6개월간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ㅋ
살면서 그 반년 동안 가장 많은 치료법을 사용해봤던 것 같아요.
이걸 '치료'해야 한다는 강박이, 그것도 '빨리' 해야한다는 조급함에서요.
당연히 치료가 될 리 없죠.
한의원 가서 몇백만원 썼구요.
아이ㅎ브에 가입해서 좋다는 외국 제품들, 오일들, 차며 바세린이며 사보기도 하고~
진드기 제거하는 청소기에~ 풍욕에~ 오만 삽질을 했죠.
개중에 차도를 만들어내는 건 없었습니다ㅋ;; 아마 피부가 너무 말아먹은 상태였기 때문일 거에요.
피부가 적당히 자생하는 상태여야 뭐가 먹혀도 먹히더라구요.
그리고 최근 모든 '치료'를 포기하면서,
아토피가 치료로 뿅하고 낫는 병이 아니라, 평생 같이 가야하는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관리'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1. 일단, 정말 무서운 일이었지만 이 밥말아먹은 피부를
적어도 관리가 되는 차원으로 되돌리기 위해서 스테로이드를 쓰기로 했어요.
락티케어가 스테로이드 중에선 제일 등급이 낮잖아요. 조금씩 전신에 발랐어요.
괜히 오래쓰기 불안하다고 뚝 끊지 않고(그럼 망한다대요), 일주일 단위로 용량을 줄여가면서 3주 정도요.
이렇게 하니까 뭔가 관리가 가능할 정도로는 회복이 되더라구요ㅋㅋ지금은 안씁니다.
그치만 한의원이나 오만가지 치료법으로 반년을 그 개고생한게 3주만에 좋아지니 참ㅋㅋㅋ
여태 삽질 했구나 싶더라구요. 태선화 진행된거 보면 진짜 한숨만 나옵니다.
2. 락티케어 쓰는 동안 등산(막 땀낼정도로 다이나믹한 거 아니구요, 그냥 피톤치드 마시러 마실나가는 정도)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지금 한 두달 된 것 같은데, 이게 진짜 별 거 아닐 것 같은데요. 산책의 중요성이요.
솔직히 제가 22살까지 아토피를 안고 산건 아토피에 무관심 한 것도 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 탓이 컸어요.
제 상황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환경이 안되고, 직업상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 직업이라서요ㅋㅋ 만성적 홧병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산책을 한다는 것, 특히 무어에도 시달릴 것 없이 오롯이 홀로 걷는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더라구요.
막 땀 뻘뻘 흘리는 운동부터 시작하시지 않으셔도, 그냥 동네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지 않나 싶어요.
핸드폰도 안 들고가는게 포인트
3. 등산시작하고 음식가리기도 시작했어요. 근데 이건ㅋㅋㅋ 몇 년간 시작했다가 포기하고 시작했다가 포기하곤 했는데요.
솔직히 음식관리 안믿거든요. 밀가루, 고기, 몸에 안 좋다는 오만것들 먹어도 딱히 피부가 안좋아지진 않았으니까요.
근데 이렇게 무작정 나쁠 것 같은건 안먹어 류의 음식조절은 치료랑은 거리가 멀었죠.
제 아토피 '관리'에서 음식조절의 포인트는, 히스타민이 들어간 음식, 그러니까 가려움을 유발할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 거였어요.
일단 락티케어로 자생력이 쪼끔 살아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게 목표였거든요.
긁으면 안되니까, 가려움을 유발하면 안되는 거고, 항히스타민이 들었다는 음식을 잔뜩 먹고, 히스타민은 피하고.. 정도로.
몇 주 해보니까, 안 긁는거야 말로 아토피 치료였구나 싶더라구요.
4. 에피세람. 피부가 기본적인 구실을 하게 하기 위해선 피부 장벽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두달? 정도 쓰고 있는데 어찌저찌 튼튼해지고는 있는 것 같아요.
에피세람이야 말로 치료 목적이 아닌 관리 목적의 아이템인 듯하네요ㅋㅋ 의약품으로 분류조차 안되는 신세ㅋㅋ
이하는 요약..
1. 피부가 기본적인 구실을 할 정도로는, 순한 스테로이드의 힘을 빌렸어요.
저는 전신에 아토피가 심하게 올라와 락티케어를 3주정도 용량 줄여가며 썼습니다.
2. 피부가 적당히 구실을 하게된 후 에피세람(스테로이드,연고아님. 피부장벽강화보습제)으로 피부를 관리했어요.
3. 관리는 결국 안긁는게 답이란 생각에 항히스타민이 많은 음식을 먹고, 히스타민은 피하면서 가려움을 없애는데 집중했어요.
4. 이건 그냥 하고 싶은 말인데.. '치료'에 너무 집착하시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피부과, 한약, 민간요법 등등.
그냥 자기 체질의 아토피를 공부하고, '관리'하시는 게 어떨까요.
아 너무 당연한 말을 구구절절 적은 듯 해요ㅋㅋㅋㅋ;;;;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글이라기보단, 저 스스로 이렇게 아토피를 관리해본 게 처음이라,
나중에라도 잊지 않도록 메모하는 개념이었던 것 같네요... 혹시 언짢은 글이나 틀린 정보가 있었다면 그러려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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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nci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