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속에 오염 없는 청정지역을 찾아 ‘환경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자녀가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집안 사이에서 외국 이민으로 질병을 치료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무공해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이민을 떠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녀가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천식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자녀를 둔 경우라고 한다. 이들은 국내에서 온갖 치료 방법을 동원해도 고치지 못하던 자녀의 질병이 공기좋은 외국 도시에서 크게 호전되는 것을 보고 이민을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이민까지 결심하도록 만드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질병이다. 아토피(Atopy)란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비정상적 반응’ ‘기묘한’ ‘뜻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말 그대로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뒤엉켜 발병하고 완화와 재발을 반복한다. 원인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보니 그만큼 치료도 어렵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아토피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흔히 태열로 불리고 있다. 피부건조증 및 가려움증이 주증상으로 두드러기,금속 알레르기,천식,알레르기 비염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며 유전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환자의 50%는 두 돌 이내에 없어지나 25%는 청소년기까지 가며 나머지 25%는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계속된다.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 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995년 초등학생의 16.6%,중학생의 7.5%였던 것이 2000년에는 24.9%와 12.8%로 각각 늘어났다. 천식의 경우도 역시 크게 늘어났다. 95년 7.7%,2.7%였던 것이 2000년에는 9.1%, 5.3%로 증가했다.
이민대열 속에 환경이민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날로 나빠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실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유전적 질병이라고는 하지만 대기를 비롯한 환경오염이 오늘처럼 심각하지 않았더라면 이민까지 생각했을까. 자녀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에 이어 자녀의 질병치료를 위해 이민까지 가야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