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토피아 |
등록일:
2000-06-15 02:58:02 , 조회:
4,187 |
아마 아토피아 싸이트를 본 의사들은 병원에선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환자들의 자세한 생활과 심정, 그들의 바램등을 적지않이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의 글에서 의사들에 대한 불신 또한 느꼈을것이고 그것이 상당한 불만으로 다가올수도 있을터이다. 모두가 힘든 만성질환을 앓고 있기에, 뚜렷한 치료법없이 병원이 일시적인 처방(스테로이드등)으로 그에 대한 부작용은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한은 의사들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것에 대해 의사들은 치료법이 없는 현 의료계를 탓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뒤돌아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과연 자신은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치료방침을 설명해주었는지.....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 주의점에 대해 환기를 시켜주었는지..... 장기간의 치료계획은 세우고 진료에 임하는지..... 단순히 그들의 피부만이 아닌 생활 전반의 이해는 하려고 노력하는지...... 많은것을 요구하는것 같지만 아토피는 단순한 피부만의 문제가 아닌만큼 이 정도는 최소한의 지켜야 할 의사의 도리라 생각한다.
보통 아토피아를 찾아오기전까지 환자들은 십수년간의 치료를 받아오면서 스테로이드제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자신의 병이 아토피라는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적지않다. 나또한 이 병을 앓은지 십년이 지나서야 스테로이드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내 병이 아토피란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고생하면서 내 병에 대해, 병원 치료약에 대해 이름조차 몰랐다는것이 어디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과연 그것은 환자의 무지로 인한 것인가? 의사들은 이유가 어쨌건간에 이 문제에 대해서 먼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두들 여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테로이드가 뭔지도 모르는 그들은 의사가 처방하는대로 그동안 큰 의심없이 따라왔다. 그냥 먹으라니깐.....주사 맞으라니깐.... 바르라니깐..... 환자는 의사를 믿고 따른 것이다. 그렇게 일년, 이년..... 십수년간 병원에서 처방하는대로 따른 환자들은 이제 아토피아에서 그 부작용으로 곡소리를 내며 힘겹게 싸워가고 있다.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처방으로 인해 병은 자꾸 켜져만 왔고, 그 독한 스테로이드에 중독이 되어 가며 그들은 백내장, 녹내장, 위장장애, 소화불량, 자율신경 실조증, 우울증등등..... 이젠 아토피 이외의 부작용들을 않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드물 정도이다. 뒤늦게 그것이 그동안 써온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란걸 알았을때 믿었던 의사의 불신은 폭발적으로 분출하며 모두들 탈스테로이드를 걱정하고 있는것이다.
물론 의사들의 입장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그렇게 처방하기를 일률적으로 배워왔고 그 이외에는 처방할 약고 치료법도 없다는것도 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데로 의사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다했다면 환자들도 그렇게 안일하게 대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각 병원의 의사들은 스테로이드 사용시 주의사항, 발생 가능한 부작용등을 처방 전 상세히 알려주고 여의치 않으면 간단한 프린트물로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주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스테로이드의 처방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처방도 반드시 최소한의 양만 처방해야 할 것이며 절대 남발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겠다. 연고는 어쩔수 없다치고 먹는 약, 주사등은 절대 신중할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그것들은 소화제가 아니며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져올수 있는 마약이라는걸 의사 본인이 잘 알고 있을터이다. 알고 있으면 제발 신중하자는 것이다. 또한 환자들의 특성상 여기저기 병원을 쇼핑하듯 돌아다니는 일이 많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프린트물로 환기를 시켜주면 좋겠다.
요새 탈스테로이드 환자들이 많다. 그동안 남발해온 스테로이드를 이탈하기위해서는 정말 지옥과 같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것도 집에서 혼자 고독한 이탈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탈스테로이드를 도와주는 전문 병원이 있다면 그들은 좀 더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외롭지 않게 이탈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 글을 보는 진보적인 의사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탈스테로이드 전문 병원을 만들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웃 일본의 견학 또는 교육을 통해 의사 자신이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이미 여러군데의 이런 전문 병원이 있다. 단순히 입원시설, 소독약, 항히스타민제등으로 탈스테로이드를 도와주기보다 수치료(강산화수, 알카리수)나 온천욕등의 보조적인 치료를 병행하는곳이 많다. 그리고 성공률 또한 매우 높다. 이것이 어렵다면 스테로이드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다른 대체 연고나 치료를 하는곳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적어도 그 병원에서 치료한다면 부작용 걱정이 없는 그런곳을 말이다.
이런것이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모험이라 생각될수도 있겠지만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적어도 아토피아에 오는 환자분들은 모두 그곳 병원을 찾을것이고 매스컴 또한 가만있진 않을것이기에......
이젠 우리병원도 환자들이 바라는데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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