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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2-02-27 21:13:56 , 조회:
695 |
세월 참 빠르네요. 예전에 의대합격후에 아토피환우분들을 위한 진짜 의사가 되겠다고 열심히하겠다고 다짐하던 때가 있었는데..
벌써 수년전 얘기네요.. ㅎㅎ 이제 본과3학년 실습을 돌기 시작했어요
실습중에 아토피피부염 아기가 왔는데.. 그 아기 보는순간 작아져가던 제 마음 속 귀퉁이에 있던 초심이 다시 떠올라서 이렇게 다시 아토피아를 찾아왔네요.
(사실 그동안 의대공부에 치이면서 피부과를 전공으로 하겠다던 제 초심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ㅠㅠ )
실습을 돌다보니.. 제가 환자였을 때의 마음도 이해하고 지금진료를 보고 계시는 교수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더군요.. ㅎㅎ 아직 의사가 아닌 풋내기 실습생일 뿐이지만요...
사이트를 둘러보니 여전히 아토피로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네요.. 저 역시 소아아토피에서부터 성인아토피까지.. 나는 왜이럴까
왜 나만 이럴까 .. 제 자신을 비난,비관했고 자살이라는 최악의 수단까지 생각해봤던 적이 있었어요 정말 심한 아토피안 분들이라면 이 마음 어느정도는 이해
하시리라 믿어요. 저는 팔다리 하나가 없더라도 이놈의 아토피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이렇게 역경과 고난의? 과정을 거치면서 무수히 많은 스테로이드를 남용했고, 여의치않자
한의원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수많은 돈을 날렸더랬죠.. 결국 대학병원까지 가게 되었고, 좋은교수님을 만나 cyclosporin등의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 anti-histamine등을 복용하면서
거의 완쾌에 가까울 만큼 호전된 상태입니다(물론 식이요법도 신경썼고 운동도 많이 해서 살도 뺐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하려고 노력헀구요)
지금은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시간, 기름진음식, 폭음 등에도 불구하고 정말자세히 보지 않으면 제가 아토피안인줄 모른답니다. ㅎㅎ 아직스트레스 많거나 하면 피부 발진이 약간
나타나긴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에요.
의학지식을 본과2학년때까지 다 배우긴 했지만 피부과는 마이너과목이다보니.. 그 비중이 정말 작았답니다. 그 중에 아토피를 다루는 비중은 더 작을 수 밖에 없었구요. 저 나름대로
관련 논문도 찾아보고 전공서적도 많이봤지만 아직 일부 한의원에서 주구장창 주장하는 완치해준다...라는 개념이 양방에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소양증이 있으면 소양증에대한 치료를 해주고, 발열과 염증이 있으면 그걸 가라앉혀주고 피부가 건조해지면 보습을해주는 등.. 증상에 대한 치료가 시행되고 있는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놈의 아토피는 원인인자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아토피피부염 증상에 대한 치료만이
이루어지고 있는거죵.... 물론 아토피가 알러지 반응이라는 설이 유력하기 때문에 알러지 원인인자에대한 회피요법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외에도 생활패턴이라던지, 의류, 보습도 당연히 중요하겠지요 )
이때문에 한방에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뭐 이런식인거 같은데(잘모르니 패스..) 굳이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증상조절만으로도 정상인 처럼 살아갈 수 있답니다. 저처럼요..!!
스테로이드도 잘 모를 때는 독약인 줄 알았는데 정말 다방면의 의학분야에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합병증과 부작용이 없는 수준에서
얼마만큼의 양을 얼마만큼의 기간동안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는가.. 이 역시 매우 중요함을 깨달았구요.
하나하나 배운 지식을 환자분들을 직접 접하면서 적용해나가고 있는 단계다보니 아직 의사선생님들 수준에는 정말정말 털 끝만큼도 못미치지만.. 그래도 뭔가 진짜 지식을 배운다는 느낌에
한편으로는 뿌듯함도 있네요..ㅎㅎ
이렇게 졸업후에 정말 초심 잃지 않고 아토피안들을 위한 의사가 되기위해 노력할거에요. 피부미용이나 성형분야가 주는 금전적인 어드밴티지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보다는 제가 처음에
의학을 배우고 싶었던.. 그 마음가짐을 더 우선되는 가치로 여겨 앞으로의 제 의사로서의 인생을 걸고 싶네요.
여기서 주저리주저리 하는이유가... 많은 분들에게 제 다짐을 한 번 더 말하고나면.. 왠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요 ..ㅎㅎ 부디 너그러히 용서해 주시길^^
항상 안주하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의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겨울 쯤에 국가고시 칠 것 같은데... 합격하면 또 한번 다짐글 쓰러 오겠습니다. 아무도 기다리는 이는 없겠지만요 ㅎㅎㅎ
세상에 모든 아토피안들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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