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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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진아] 살충제의 무차별 살포, 숨을 곳이 없다
 
등록일: 2003-02-04 22:42:16 , 조회: 975

이진아(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문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사무국장. UN 지속가능위원회 NGO네트워크 아시아 지역 간사 및 여성환경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전업주부이자 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여성민우회 환경센터 지도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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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족이 어쩌다보니 도심 한복판의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 상습 정체 지역의 아파트 일층에 살았기 때문에 배기 가스 공해가 심해 가족들이 늘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가는 것이 꿈이었다. 어느 날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전원도시를 발견했고, 그 전원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녹지가 무성한 지역의 아파트 저층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꽃이 피고 지고 잎새가 무성해지면 산책로를 거닐면서 이제는 평생 이 아름답고 공기 좋은 곳에 살리라고 행복한 다짐을 했다.

그런데 다음해 봄이 오자 그 환상의 전원도시는 수목 관리를 한다고 살충제를 쳐대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도 예산이 많기로 소문난 그 도시는 예산이 넉넉해서 더 그랬는지, 아무튼 엄청난 양의 살충제를 쳐댔고 그 양은 해가 갈수록 급증했다. 가족들의 건강이 망가질 만큼 망가져 호되게 고생을 하고 난 다음에야 그 가족은 아마도 이 모든 불건강과 불행이 살충제로 인한 것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로 인해 더 심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쳐, 이번에는 공기가 좋고 살충제를 치지 않을 만한 곳을 골라 이사를 감행했다.

이사한 지역은 역시 바로 산에 인접해 있으며, 그 전원도시와는 달리 한 여름에도 농약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지역이었다. 가을에 이사한 그 가족의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져갔으며 마음에 평화도 찾아왔다. 다음해 봄이 오고 또 여름이 되면서 그 지역의 생태학적 환경은 나날이 좋아져 갔다.

집 뒤에 끝없이 이어진 큰 산에서 불어오는 초록 바람은 그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영혼의 일깨움까지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이제는 그 전원도시에서 망쳐졌던 건강도 완전히 원상복구되었을 뿐 아니라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생산적이 된 것 같았다. 그 가족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 오염된 먼지에 시달리는 많은 서울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만큼 더 열심히 살고, 이런 환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더 많이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름이 한참이던 8월 초 어느 날 갑자기 그 가족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다툼이라고는 몰랐던 집에 가족 간에 다툼이 생기는가 하면 두통과 불면증, 구토 등의 증세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리고 만성적인 우울증 상태가 집안에 잠기게 되었다. 그래도 그들은 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상태의 변화도 예민하게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예쁜 강아지를 선물 받게 되었고, 가족들은 그 불행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듯이 강아지에게 사랑을 모았다.

그런데 생후 두 달쯤 되어 원기 발랄했던 그 강아지는 그 집에 오면서 눈에 띄게 시들시들해지더니 사흘째 되던 밤이 새도록 구토를 하고 경련을 일으키다가 그 다음날 아침 죽고 말았다. 그 후 그 가족은 서로 강아지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왠지 불행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져 가는 듯한 느낌에 입을 꼭 다물고 조심스럽게 지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서울에서 산지 주변지역에 항공방제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산지라서 방역을 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헬리콥터로 살충제를 대량 살포해왔으며, 한 시민단체가 그 살충제는 인간에게도 두통과 구토증, 중추신경마비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인 클로로피리포스가 주성분이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다.

덜컥 놀란 가슴으로 알아봤더니, 아닌게 아니라 그 지역에는 이미 한차례 항공방제를 했으며 앞으로 두 번 더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항공방제를 한 날은 정확하게 가족들에게 이상증세가 생기기 시작한 날과 일치했다. 나머지 두 번을 막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보다가 미친 사람 취급만 받은 그 가족은 두 번째 항공방제를 하기 전날 시골로 피신하기로 했다. 시골이라고 해도 여름에는 농약공해와 쓰레기 소각 공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지라, 주변에 농사짓는 곳이 전혀 없는 국립공원 안의 시골집을 물색해서 온 가족이 대피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명산과 명찰로 소문난 그 국립공원 지역에 도착한 가족은 이제야 숨을 쉴듯했다.

하늘 높이, 빽빽이 솟은 전나무 숲 속에 자리 잡은 그 집에 짐을 내리면서, 그 그윽한 피톤치드 향 속에서 이제는 심신이 씻겨지고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처 약수물로 지은 돌솥밥을 먹으면서 다시 기운을 회복한 듯했는데, 이상하게도 온몸이 무거워지면서 기력이 없어져 아마 여행 피로인가보다 생각하고 그 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주인이 때주는 옛날 그대로의 온돌방 온기가 지친 몸을 다정하게 싸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날 밤 그 가족은 밤새 악몽 내지는 잠이 깊이 들지 못하는 가수 상태에 시달렸다. 다음날 아침 삼림욕에 좋기로 유명한, 비교적 평이한 등산 코스를 골라 등산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빽빽한 삼림을 헤치고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기대했던 바와는 딴 판으로 몸은 점점 더 지쳐가고 신경은 점점 더 예민해졌다. 점심이 되기 전에 내려와 인근 밥집에서 밥을 사먹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 그 지역에는 바로 하루 이틀 전에 솔잎혹파리 방제를 한다고 역시 항공 방제가 행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산행 인파가 몰리는 휴가철에!

그 가족은 바닷가로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야 약을 칠 일이 없을 테니까. 과연 바닷가로 가니 정신이 들고 마음이 안정되며 두통이 사라졌다. 그러나 휴가철인지라 웬만큼 편안해 보이는 곳은 다 손님이 들어차 숙소를 구할 수 없어, 밤 열두시가 되어야 겨우 조용하고 깨끗해 보이는 민박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열두시가 지나자마자 옆방에 사람들이 몰리더니 밤새 회를 먹으며 술타령을 하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새벽 두시, 그 가족은 피곤한 몸을 끌고 다시 차에 짐을 실었다. 좋든 굿든 내 집 잠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것은 이번 여름까지 저희 가족이 겪은 일입니다.

서울시는 항공 방제에 쓰이는 살충제가 환경 호르몬이라는 시민단체의 이의 제기에 150배로 희석했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150배라구요? 유기인계 살충제로 인한 중추신경의 이상은 ppb 수준, 그러니까 10억분의 1로 희석된 상태에서도 생기기 시작한다는 임상 보고가 나와 있습니다. 150배라니요?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암발생율이 급증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네요. 온 나라가 짙은 독성 가스로 뒤덮일 때 아기들은, 노인들은, 그리고 저희 가족처럼 원치 않고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살충제에 계속 시달려와 면역능력이 약해진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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