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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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뉴스위크] 미국식 먹거리가 건강을 위협
 
등록일: 2003-01-27 15:02:33 , 조회: 848


다음은 뉴스위크지 한국판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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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맞서 왔고 그중에서도 먹거리만큼은 확실히 사수해 왔다. 세계가 프랑스 요리를 부러워 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이 요리전통 덕에 프랑스인들은 햄버거·감자튀김·혈관형성술의 나라 미국을 괴롭히는 과식의 병폐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요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의 통계조사는 결국 프랑스도 미국의 정크푸드 때문에 피해를 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남부나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건강한 상태지만 더 도시화된 북쪽 지역 주민들은 식습관과 관련된 문제들로 고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아비만의 증가가 가장 큰 문제다. 몽펠리에에 있는 국립보건의학연구소(NIMRH)의 영양학자 마리에트 제르베는 “너무 도시적인 현대식 생활방식이 주된 요인이며 이는 미국에서 전해진 생활방식이다”고 지적했다.

계속 불거지는 프랑스의 비만 문제는 식생활의 미국화가 얼마나 극심한가를 보여준다. 맥도널드나 코카콜라 같은 미국 패스트푸드 식품을 먹는 것이 세련된 것이라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의 육체활동이 줄어든 곳도 많다. 그리고 심지어 전통 음식들도 건강에 이로운 섬유질은 적고 열량만 높은 재료들과 가공된 밀가루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게 확산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예방·영양·식이·육체 건강 프로그램 책임자인 데릭 야크는 “세계화라든지 코카콜라·맥도널드 같은 대기업 책임이라고 보기 쉽지만 실제 문제는 그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건강을 해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고열량 음식의 섭취를 늘리고, 열량 소모를 돕는 활동은 줄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년간 체중과다 인구가 2배로 늘어 전체 인구의 60%나 된다. 유럽과 아시아도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 멕시코와 이집트에서는 비만 인구의 증가 속도가 미국의 3배에 달한다. 매년 중국과 인도에서 새로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는 여타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의 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비만을 초래하는 이 모든 불필요한 열량은 어디서 발생하는 것인가? 놀랍게도 그 출처 중 하나는 건강식품으로 여겨지던 전통요리에 사용되는 미정제 곡류와 그밖의 재료들이다. 곡식이 대형 농장에서 재배된 후 대량으로 가공되면 영양가의 대부분은 빠져나가고 대신 ‘열량 밀도’만 높아진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가정에서 국수를 만들 때 통밀을 손으로 갈아 사용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사용하는 ‘정제’ 밀가루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섬유소·무기질 같은 영양소와 함께 곡물의 껍질이 제거된 것이다. 이런 밀가루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탄수화물뿐인데 이는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전환된다.

식용유도 비슷한 경우지만 문제는 더 심각하다. 1960년대 일본과 미국 학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야채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서구 국가나 개도국 모두 버터 대용으로 야채 기름을 사용하게 됐는데 적당량만 사용한다면 건강에 이로운 것이었다. 문제는 이 기름이 너무 저렴해 인도 같은 국가에서 과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도에서는 보통 세끼 식사 모두에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고 요리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정량보다 10∼20g 더 많은 기름을 사용한다.

설탕도 마찬가지다. 일부 개도국의 하루 섭취 열량은 20년전에 비해 평균 3백칼로리 정도 높아졌다고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배리 팝킨 교수는 말했다. 탄산음료를 통해 설탕이 과잉섭취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빵이나 다른 기본 식품에 설탕을 가미하는 서구식 식품 가공 관행이 현지 기업들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브라질의 경우 1인당 설탕 섭취량이 미국보다 높다.

오지의 주민들도 이 ‘무의미한 열량’의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0년간 사모아 섬 원주민들은 극심한 비만에 시달려 왔다. 오늘날 주민의 반 이상이 병적 비만 상태다. 미국 앨라배마 주립대 생물인류학자 제임스 빈든은 그 원인 중 하나가 사모아 원주민들이 영국산 쇠고기 통조림을 좋아하는 데 있음을 밝혀냈다. 피지 섬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인다. WHO의 야크는 “과거 야채와 과일을 직접 생산했던 이곳에 이제는 탄산 캔음료와 뉴질랜드산 양고기 기름이 쇄도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태평양 제도의 코카콜라화”라 불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개도국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의 육체활동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바로 ‘카우치 포테이토’(여가시간에 소파에 앉아 포테이토 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 증후군이다. 사람들은 이제 들에서 일하는 대신 조립라인에 앉아 일을 하고, 차로 이동하며, TV를 보면서 여가를 보낸다. 이제 중국 가정의 95%가 TV를 보유하고 있다. 빈든은 “미국은 일자리와 함께 임금·노동 패턴까지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증후군은 의료 비용도 증가시켰다. 미국에서는 비만 아동을 위해 1천억달러가 사용된다고 질병통제센터(CDC)는 추정했다. 그렇다면 전세계 3천5백만명의 비만 아동에게는 얼마의 비용이 들겠는가? 3억에 달하는 성인 비만 인구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제비만감시기구의 케어런 밀러 코바크는 “기아와 비만 퇴치에 드는 의료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지적한다. 불행히도 비만과, 비만에 수반되는 모든 질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힌다.

고열량의 정크푸드는 가난한 사람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하다. 또 부유층은 체육관에서라도 운동할 수 있지만 개도국에서는 여가시간 자체가 드물다. 서구식 음식에 대한 인기는 한 집에서 부모들은 비만하고 자녀들은 영양결핍에 걸리게 되는 심각한 현상을 야기한다. 팝킨은 서구식 식습관이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With STEFAN THEIL in Berlin
and DANA THOMAS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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