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속 이야기

∴ 이곳은 아토피로 인한 심리적 고민, 대인관계, 사회적 차별, 연예, 결혼, 취업문제등 마음속 고민을 속시원히 털어놓는 공간입니다.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따뜻한 희망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게시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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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서울온지 3일만에 거의 정상인이 되었습니다.
 
등록일: 2010-09-23 21:50:52 , 조회: 878

원래 호전이 많이 되서 진물은 전혀 없었는데
얼굴목 붉은기 각질이 매우 심했어요
어깨 팔 손 간지러움과 각질 주름은 플러스구요
전 지방에서 가족들이랑 3년정도 지냈는데. 20대 후반이구요.
어떤 방법을 써도 그 이상은 좋아지지 않더라구요

식이요법. 운동 모든걸 다해도 얼굴과 목은 특히 잡기 어려웠습니다
얼굴도 다른곳은 괜찮은데 특히 입 주변이요. 삐에로처럼 붉은게 절대로 없어지지 않더라구요
간지럽구요

서울오기 전날 집에서 가만히 누워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토피치료때문에 제대로 다니지도 못한 대학. 잠수.연애..
언젠가는 괜찮아져서 사람들앞에 나타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시간
그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오래걸렸어요
그리고 일반인처럼 좋아지지도 않았습니다

저녁시간에 밥먹는데 아버지가 이러시더라구요
친구딸은 모모대학나와서 유학갔다와 무슨 좋은 직업에서 일한다 참 똑똑하다고..
고등학교시절에는 나름 아토피가 경증이어서 전 좋은 대학에 갈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아토피 폭발로 인해 거의 단절된 생활을 했지요

어학연수도 유학도 너무너무 가고 싶었지만  피부로 인한 두려움과
무엇보다도 당시 진물과 홍조와 각질로 얼룩진 피부를 가지고 외출하는것조차
제겐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시절 히끼꼬모리처럼 지냈지요..
서울에서 거주했었는데 중간에 1년정도 깨끗하게 될때가 있었고
그 외에는 정말 히끼꼬모리처럼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선 안되겠다 싶어 지방에 내려가 운동 식이요법등등
안해본게 없이 노력했는데도 얼굴과 목은 좋아지지 않더라구요

그 상황에서 식사시간에 나도모르게 인생에 대한 억울함과 눈물이 솟구쳐
제 감정을 제어할수 없이 슬퍼졌습니다
그날밤을 새고 트렁크하나에 짐을 싸서 서울로 새벽차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서울에는 언니집이 있구요

그동안 혹독한 식이요법으로  마음과 몸이 다 지치고 다른사람눈치보는 스트레스로
이정도면 나도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울올라오자마자 그동안 먹고 싶었던 샌드위치를 사서 커피랑 먹었습니다.
하루에 두끼를 샌드위치로 먹고(햄 치즈 고기포함) 우유도 먹고
누가 쳐다보던 말던 커피숍가서 책읽고 커피마시고
솔직히 죽을 마음으로 그랬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죽는것도 기가 막히더군요
내가 하고싶은것들 다해보고 죽자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옷도 사고 ...뭐 일반인이 하는거 혼자 다 했습니다
저녁에는 과자도 간식으로 먹고 와인도 마셨습니다.
언니도 시댁에 가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먹고싶은거 다 먹고
영화 다운받아서 보고 밤새서 야식먹고 그러고는 첫날

새벽에 잠들면서 그래 난 다 포기한다 어디 심해져봐라 하는 비장한(?)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자면서 나도모르게 긁는편인데 아침에 일어나니 요에 각질하나 없고 팔이 꾸덕하게 각질만 생겼더라구요
안긁은겁니다 샤워하니까 목이 보들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청소를하고 밥한끼먹고 또 두끼는 샌드위치(집앞에 샌드위치 전문점 있더라구요)
저녁에는 냉면먹고 잤습니다
그다음날 아침 눈을뜨니(아침도 아니고 오후한시. 새벽에 잤으니..)
또 피부가 좋아진게 느껴지더라구요
청소빨래하고 샤워하니 주름진거 빼고 상처는 모두 사라진상태
또 밥한끼먹고 샌드위치 두끼-_-;;먹고 잤습니다

오늘. 아침에 샤워하고 나니까 원래 샤워하면 미친듯이 붉어서 반나절은 지나야
붉은기 없어지는데 대충 붉은기 거의감소하고 목 팔은 주름빼고 정상인수준
옷입고 마트가서 장봐오는데 중간에 거울보니 거의 뭐 일반인 수준이더라구요
아토피인거 살짝 보이는데 좀 그렇다? 정도
화장하고 옷으로 커버하면 가려질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샌드위치 이제 질려서 밥해먹을려고 장봐왔지요

제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무거나 잘먹어야 아토피가 호전된다 -> 이게 절대 결론 아니구요
서울오면 호전된다 -> 이것도 아니구요. 원래 대학땐 서울에서 살았으니까.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이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짜 3일동안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았거든요
남눈치 안보고 속으로 나 쳐다보는 사람들한테 너나 잘하세요 하면서
먹고싶은것도 다먹고(먹는거 참는거 진짜 스트레스 강함)
억압상황을 다 풀어놓으니까 순식간에 좋아진듯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좋아집니다 이런팁이 아니구요

죽을만큼 괴로울땐 철저하게 나 중심적으로 한번 살아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 눈치보면 살기엔 내 인생이 더럽게 아깝더라구요
이제 군중속에 섞일만큼 급 호전됐으니 내일부터 운동하고 밥잘챙겨먹으면서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요
아토피가 심해지면 걷잡을수 없지만 좋아질때는 관리잘하면 엄청 잘 갈수 있잖아요

솔직히 저 서울오기전날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뛰어내일까 말까 몇시간동안 울면서 서있었습니다
인생이 말할수 없이 꾸질꾸질해서 견딜수가없더라구요
억울하고 서럽고 슬프고 외롭고 비참하고 허무하더라구요
인생을 살아야할 이유를 찾을수없었습니다. 다만 죽지못해 사는거지요
근데 아토피가 호전되면 급 행복해지는게 아토피안 공통점이잖아요
하루종일 나도모르게 행복하기만하네요-_-

스트레스라는게 사람을 얼마나 벼랑으로 내모는지..
게다가 아토피라는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사는 아토피안들이 얼마나 힘든지..
또 얼마나 움추려들게 되는지 알지만..20대 후반오니까
정말 내 20대가 너무 아깝더라구요. 남의 눈치보며 숨어지낸 세월 누가 보상해줍니까
아무도 몰라요 심지어 가족도 이해못하지요..

그냥 무조건 밖으로 나와서 게 뭐라도 하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저는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살겠습니다
모두들 힘내고 화이팅.  
남 눈치보지말고 당당하게 삽시다
죄지은것도 없는데 뭐.

nameless
동감이예요. 저랑 참 많은게 닮아있으시네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오래 중증 아토피에 시달리신 분은 겪어보셨을법한 인생의 굴곡이지만요.) 연령대도, 겪은 상황도, 느낀 심정도.
저도 지금은 그럭저럭 가리고 다니면 생활이 가능한 정도는 되어서 남들이 보기엔 남들마냥 평범하게 일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좀 더 심해지는 때는 남들도 아토피인걸
다 알게 되지만요. 얼굴은 가리고 다닐수가 없으니^^; 빼았긴 20대, 가장 꽃다워야 할 그 시절에 대한 상실감이나 공허함, 예전엔 모두들 부러워하던 외모에서 이제는 평범 이하가 되어버린 외모,
잃어버린 많은 것들이 참 씁쓸하긴 하지만, 살아가려면 받아들여야 하는거겠죠 전부.
2010/09/23 23:54  
squib
저도 오늘 그런 심정이었어요. 정말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하루하루가 우리 앞에 놓여 있으니... 어쩌겠어요? 다시 달리는 수밖에... 2010/09/24 00:10  
someday
오우 동감입니다 이십대 후반이면 저랑 나이도 엇비슷 하실텐데 서울에서 외로우시면 연락하세요.. -_-;; 저도 자유를 즐기는 처자라서..;; ㅋㅋ 진심으로~ 2010/09/24 01:59  
realguru
와..그렇게 좋아질수도 있군요...정말 스트레스 해방감때문일지 궁금하네요..원인을 알면 정말 해결의 실마리가 열릴텐데~~전 식이요법하다가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삼겹살이나 피자같은거 먹으면 그날밤 의외로 살짝 좋아지는듯하다가 더 올라오던데...알수 없는 아토피네요. 2010/09/24 13:04  
beom1024
맞아요.. 저도 스트레스 해소한다 해소한다하면서 별 짓은 다해보고 개그프로그램 보면서 웃기면
아 스트레스 풀어지는구나 하고 좋아했는데 정작 풀어지는 게 아니더군요..

근데 그러다가 신검 받기전에

이번엔 정말 심해져야해 상태 악화시켜야해 하는 마음에 막 계란도 초콜렛도 다 주워먹고, 완전 신경안쓰니깐 피부가 정말 좋아지더라구요..


정말 스트레스가 심부에서부터 확 없어져야 그렇게되는듯 싶어요..
겉으로 "지금 웃으니깐 사라지고 있구나" 하고 신경쓰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안풀렸단 증거같고..
2010/09/24 22:40  
rytn05
작성자분의 말에 완전 공감. 전 대학교 4학년때 믿었던 남자친구한에 버림받아 정말 힘들던 시기에 또 간호학과를 나온지라 극한에 달한 실습일정과 이젠 난 혼자가 되었으니 이제 나에게 남은 건 공부밖에 없다 가열찬 각오가 삼박자를 맞추어 거의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미친듯이 악을 쓰고 공부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성과는 정말 좋아서 교수님과 동료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으며 전체 차석(수석을 못해서 아쉽지만...)을 했지만... 저의 몸은 이미 저의 것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토피는 마음의 병이라고들 하는 가보아요. 사실 이 말도 틀린 건 아닌데 정확하게 말하면 심리 정신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우리의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주고, 그 여파로 원래 면역체계의 문제인 알레르기 반응인 아토피가 더 악화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연쇄반응이죠. 그래서 밴약이 무효하고 마음 편하게 내 마음대로 하고 지내면 스스로 좋아지는 소위말하는 '부자병'인 거죠.
작성자 분이 하신 말씀처럼 마음 편하게 기죽지 말고 "그래! 이렇게 태어난 걸 어쩌라고? 나도 존엄한 실존성을 가진 한 인간이다. 당당하게 살자. 아토피 어차피 하루 이틀 있었나? 쳐다볼테면 보라지. 흥!"
대차게 길거리를 활보하면 저도 아토피가 좋아집니다.
2010/10/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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