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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0-03-10 01:26:35 , 조회:
497 |
펜디 wrote:
>이런 얘기는 여기서 하면 안되겠지만 정말 너무 속이 타서여
>아토피땜에 집에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엄마는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거 같아여. 빨리 낳고 싶어서 울음이 나오는 것도 겨우 참고 밥도 안 넘어가는데 겨우 넘기고 그냥 웃으면서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지냈거든여.
>그리고 이런 얼굴로 사람을 대할수가 없는데, 엄마는 집에 손님들이 온다는 이유로 나가서 친구들만나라고 하시더군여. 근데 어떻게 나갑니까? 이 얼굴로...
>근데 그때 참고 있던 눈물이 터졌어여. 너무 서러워서... 다른애들같이 예쁘게 꾸미고 싶고 하고싶은일 하면서 지내고 싶은데 그게 할수없잖아여. 그리고 나가고 싶어도 나갈수가없고.... 그런데 엄마는 우는걸보고 그렇게 못돼먹어서 어떡하냐고 하시더라구여. 할 말이 없었어여. 그러면서 연고를 바르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수가 있져? 정말 아토피 안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이럴꺼라는걸 모를꺼에여. 아무리 가족이라도...
아토피 피부염. 사람들은 단순히 피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죠. 약바르면 감쪽같이 낫고 암처럼 죽는 병이 아니니까 별 것 아니라고 말이죠.
가장 가깝다는 식구들 마저 이렇게 생각할 때는 속이 많이 상하죠.
제가 아토피가 걸리고 나서 살이 빠지자 제 동생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평생 뚱뚱한 것보다 아토피가 걸리는게 낳을 것도 같다고...
전 기가 막혀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습니다.
그까짓 몸무게 많이 나가는게 뭐가 어떻다고.
편히 잠들 수 없는 고통, 마음껏 외출을 할 수 없는 고통, 아침에 일어날 때의 절망감...
제 동생은 아마 알 수 없겠죠.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제 심정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제 동생이 미워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언제쯤 이 고통이 끝날 수 있는 건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자꾸 마음이 약해져서 걱정입니다.
펜디님의 어머님께서 이 사이트의 글들을 한 번 읽어 보신다면 좋을 것 같네요. 그렇지 않아도 너무 힘이 든 아토피안들의 심정을 가족들이 아니면 누가 이해해 줄 수 있겠습니까?
펜디님 이 모든 고통을 혼자만 감당하려 하시지 말고 어머님과 한 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보는게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늘 부정적인 것도 문제지만 괴로운데도 억지로 웃는다면 펜디님이 너무 힘듭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방법을 찾아 치료에 임하면서 가족들의 도움을 요구하십시요.
저희는 환자일 뿐 죄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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