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우보더 |
등록일:
2012-06-03 20:48:27 , 조회:
2,496 |
아토피가 없는 사람들은 그 심정을 절대 이해할 수 없을거에요.
왜 한 여름에 긴팔을 입을 수 밖에 없는지..
밤에 잘때 왜 긁을 수 밖에 없는지 말이에요.
붉은 홍조와 상처로 가득한 얼굴을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
언젠가 제 삶의 신조중에 하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것' 이었었죠.
모든분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조금만이라도 빨리 알 수 있었더라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것이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쓸수 밖에는 없네요.
혹시라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어느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죠.
단도진입적으로 말하면 아토피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제 결론이에요.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사람과 우리는 다르다는걸 먼저 인정해야만 하죠.
환경에 약하다는 점을 말이에요.
먹을것, 입을것, 심지어 공기까지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우리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가
나중에 아토피가 심해질 수 있다는 기사를 못보신 분들은 없을거에요.
그 말이 맞아요.
'면역력 결핍'
그 면역력 결핍의 수준이
아토피 증상의 정도를 가져온다고 전 생각하고 있어요.
명현현상이라고 하던가요?
탈스할때 동반되는 '증상 악화' 현상을 말이에요.
유전적으로 면역력 결핍이 심한 사람이 약품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일까요.
한때나마,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지금은 너무나 바보같지만,
어쩔수 없어요.
지나간 세월을 돌릴 수는 없는 법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 아이스크림.
제가 먹으면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종류가 몇개 있어요.
모두 다 못먹는 건 아니에요.
정확하게 설명하면, 심한 증상을 가져오는 것들이 몇개 있죠.
과자도 마찬가지에요.
전 예전에 이런 현상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어요.
어리석게도...
음식에 대한 아토피 반응이 전 그리 크게 나타나지는 않아요.
'주변 환경에 비해서' 라고 가정을 한다면 말이죠.
언젠가 아주대 병원에서 아토피 검사를 받은적이 있어요.
그때 진드기 반응이 '측정 불가'로 나왔었어요.
음식은 '정상' 이었고 말이에요.
제가 다시 진단을 내리면
'주변 환경'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측정불가.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심각하게 심한 정도.
이게 제 상태에 대한 제 판단이에요.
아토피가 너무 심했을때는 알 수 없었어요.
주변환경에 대한 제 알레르기 반응이 어느정도였는지.
증상이 계속 심했으니 무엇때문에 그런건지 알 수도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회사에서 겨울동안 안썼던 시스템 에어콘을 틀어요.
전 그날이 아토피가 심해지는 날이에요.
주변에 흔히 있는 벤치들...
전 그런 벤치에 안 앉아요.
거기에 앉으면 아토피가 심해지거든요.
벤치에 닿는곳은 전부 말이죠.
예비군 훈련을 갔을때에는 비가오는날이 젤 싫었어요.
강당위에 쌓여있던 먼지들이 비때문에 아래로 떨어져 내렸으니까.
그런 먼지에 아토피가 심해졌죠.
깨끗해 보였던 학교 도서관은
환기구가 더러웠었죠.
후후... 그랬었죠.
회사 회의실에 먼지가 쌓여있던 의자를 몇십개 옳기고
일주일쯤 지나니 제 손바닥에 허물이 생기더군요.
형광등을 갈때 오래된 천장에서 잠깐 떨어져 내렸던 먼지로
팔에 염증이 한달을 넘게 갔던 적도 있어요.
홈플러스에서 산 천옷을 그냥 입으면
전 온 몸이 두드러기로 덮힐거에요. 빨아서 입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청결하지 못한 곳에서라면 전 정상적으로 살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좋은 보습제를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건 그 다음의 문제에요.
바보처럼 저는 이런 사실을 지난 20여년 동안 생각안하고 살았어요.
정말 바보같죠. ㅎㅎ
그치만 후회는 안해요.
전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그리고, 지난날을 후회해봐야 이미 지나간 날들일 뿐이니까.
주변 환경은 잠깐 스쳐지나가는 공기, 먼지, 바닥, 천장, 물건 등
모든 것들이 영향을 미쳐요.
참고로 제 경우에 하루중 가장 중요한 시점은 샤워 한 직후에요.
보습도 그렇고, 샤워 직후에 더러운게 닿으면 아토피가 정말 심해지거든요.
그리고 보니 수돗물도 큰 영향중의 하나더군요.
오래된 배관에서 올라오는 수돗물... 맞아요.
어쨌든... 그것 뿐만이 아니라
화장실 청결, 수건, 잠옷 등등 다 챙겨야 해요.
지금은 그동안 심했던 부위들의 아문 상처들만 남아있어요.
색소침착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구요.
물론, 두드러기도 계속 생기고, 심할때는 물집이 생기기도 해요.
그렇지만 예전과 같은 상황으로 변하지는 않아요.
이제는 알거든요. 제 몸이 어떤지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아토피를 유발하는 단 한가지 물질만
제 옆에 있어도 전 아토피가 심해져요.
너무나 약한 제 모습이 때로는 원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안좋은 환경에서는 살지 못하는 '난' 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혹시나 저와 같은 분들이 있으면,
제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젊은분이라면 저처럼 좌절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삶에 후회는 없지만,
굳이 할 필요 없는 경험은 안하는게 좋으니까 말이에요. ^^
아토피아에는 간만에 글을 써보는군요.
아토피가 심했을때는 정말 기절까지 해봤어요.
차마 여기에 글을 쓰기에는 잊고 싶은 기억이네요.
저보다 증상이 심했던 분도 많다는걸 알아요.
그분들도 아토피가 나아지는 날이 꼭 올거에요.
그럼 다들 좋은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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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