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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2-12-03 13:39:28 , 조회:
3,921 |
작성인 : pink 2002-12-02 18:04:10
걱정이 정말 많으시죠?
저도 내년 3월에 결혼을 하거든요..
그리고 나면 임신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과연 아토피 없는 건강이 아기가 태어날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잘 관리해줄 수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제가 논문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연구결과를 조금 말씀드릴께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와 성인의 경우
신경증적인 증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아토피가 없으신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저는 아토피로 엄청나게 고생을 했거든요..)
소양증 그러니까 가려움증이라는 것이 정말 괴로운 일이거든요..
흔히 죽는 병 아니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특히 아기때,
자신의 괴로움을 표현할 수도 없고,
맘대로 가려운 곳을 긁을 수도 없는 나이에
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되면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려움은 밤에 더 심해집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연히 학교에서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많은 아토피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 학습능력 저하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돌봐주시는 부모님이
자신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경우에는
좌절감이 더욱 크고,
그러한 좌절감을 호소하기 위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정서적 상태가 아토피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구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자녀 뿐만 아니라
그러한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에 대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다른 어머니에 비하여 아이의 잘못에 대하여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하며,
과보호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본인의 자녀라 할지라도
스스로 겪지 보지 못한 괴로움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아토피라는 질환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아이를 무척이나 힘들게 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난번에 조사한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를 통계처리 하면서,
아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결과를 보기 전에는
엄마가 자녀의 아토피 때문에 느끼는 우울증이
아토피를 앓고 있는 본인보다 더 높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우리 나라 어머니들 대단하시잖아요..
하지만 통계적으로도 상당히 의미있게 본인의 우울증 정도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결과도 이것과 일관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물론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도 힘들지만,
본인 역시 오히려 더욱더 많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피부과 의사는, 미용 피부과 의사가 아닌, 피부질환을 고치려는 피부과 의사는
본인이 피부질환을 앓아봐야 한다구요..
그러기 전에는 환자가 얼마나 괴로운지 모른다구요..
나보다도 나를 더 사랑하는 어머니도 나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임상만 공부한 피부과 의사가 환자의 괴로움을 알겠습니까..
..................
제가 주제넘는 소리를 많이 했지요?
저희 부모님도 제가 아기 때 밤마다 잠을 자지 못하고 너무 심하게 울어댈 때마다,
얘는 누굴 닮아서 이렇게 성질이 고약한가..
우리 집안에 이런 애는 없었는데..
라고 생각하셨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웃으면서 들었지만 많이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 때문이라고 생각을 못하시구요..
아토피가 눈으로 보기에도 심해지면서 깨달으셨다고 하지만요..
어머니들 많이 힘내세요..
어머니들이 얼마나 힘드실지 제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적은 글을 보고 기분 상하신 분들 있으셨을 줄 압니다..
하지만 제가 이러한 글을 적은 이유가 무엇인지 또한 이해하실 줄 믿습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를 위해 아토피아를 열심히 들르시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최선을 다하시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자녀들이 정말 원하는 건,
자신이 얼마나 괴로운지 이해해 달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왠만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려고 하거든요..
좌절해봤자 얻을게 없다는 걸 너무나 어린 나이에 깨달았기 때문에요..
그래서 그런지 아토피 발병 원인에 유전적 요인도 있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 처음에는 좌절한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질병이라는 것이 유전적 발병원인이 없다면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인데,
저의 자녀도 정말 재수가 없어서 아토피가 생길 수 있잖아요..
하지만 아토피가 유전적인 인과관계를 갖고 있다면
저는 이미 아토피를 앓고 있기 때문에,
혹시 아기가 아토피가 있다 할지라도 정말 마음 깊이 이해해줄 수 있으니까요..
아토피 선배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마로서 말이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토피를 앓고 계신 분들도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세상은 동전과 같답니다..
어느 면을 보느냐에 따라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은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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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랑
hhk4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