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우보더 |
등록일:
2013-01-01 23:48:53 , 조회:
1,192 |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모든분들
계사년 새해에는 좀 더 나아질거에요.
제 삶에서 절망의 끝까지 갔던 때가 벌써 4년이나 지났네요.
'자살' 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한 때.
만약 작은이모가 그날 저희집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극단적인 선택을 안했던게 참 다행이라는 거에요.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를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에 대해서 잊어버리곤 해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거 같아요. ^^;
한 순간에
저는 예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 갈 수도 있는데 말이죠.
이 게시판에는 항상 솔직하게 글을 썼어요.
익명이 보장될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않더라도 좋아요)
세상을 살아간다는건 즐거운 일도 있지만
가슴 아픈 일들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집이 참 어려웠었거든요. (궁금하시면 예전에 제가 쓴 글을 참고하세요. ^^)
상대적으로.
어렸을때부터 저는 40평 이상의 아파트에서만 살았어요.
하지만,
2009년도에는 집안의 빚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한계치까지 다다랐죠.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17평 남짓한 곳으로 이사를 갔어요.
너무나 심했던 아토피가 점점 나아지던 시기였죠.
국민학교에 다닐 때,
주공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좁은 곳에서 살지'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땐 제가 참 생각이 없었던거 같아요)
그런 곳에서 살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죠.
(학창시절에는 나름 부르주아 생활을 했었거든요. 스테로이드 1등급을 계속 바르던 때 ^^;)
여동생이랑 어머니와 같이 좁은 한방에서 자는데...
살다보니 이렇게도 살아지더군요.
저는 집안 형편때문에 어쩔 수 없으니
당연히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여동생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주공아파트.
원래는 제 여동생 명의로 되어 있던 집이었어요.
큰이모와 작은이모가 기존의 전세값만큼 도와줘서
거기서 살게 됐죠.
2011년도 3월쯤이었을거에요.
집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 하는데 하루에 왕복 4시간 정도 걸려요.
그렇게 1년 정도를 집에서 회사로 출퇴근했어요.
힘들지만 살다보면,
언젠가 조금 더 넓은 평수로 이사할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더니
어머니가 바닥만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는 거에요.
아버지랑 이혼한 이후로 치매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다가...
집도 작은데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있으니 계속 눈에 밟히더군요.
물어봤죠. 왜 그러냐고.
여동생이 이 집을 팔고
어떤 남자랑 같이 도망갔데요.
'뭐?'
한참 동안을 어머니 뒤에 서서 말을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어요.
이런 장면은 드라마에서만 일어나는거라 생각했었는데.
고시원.
정말 제가 고시원까지 가서 살게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어요.
만약 제가 마음만 먹었으면,
작은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도 있었겠죠.
그렇지만,
제 정신이 아닌 어머니를 데리고
그렇게까지 할 자신이 저한테는 없었어요.
네식구가 모여서 같이 생활하던 작은 집보다
고시원이 오히려 더 편하더군요. 회사도 더 가깝고.
그렇게 또 1년을 지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어떤 정신으로 살았나 싶어요.
정말로 직장 생활과 회사일이 전부였던 것 같아요.
아토피 때문에
빨래랑 청소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방도 작고 옷도 얼마 없어서,
그리 힘들지는 않더군요.
또 글이 길어지네요.
^^;
벌써 이것도 2년 전 이야기네요.
2011년도.
지금 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혹시 궁금하신가요.
인생은 누구도 예상 할 수 없나봐요.
새누리당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어요.
어쩌면, 정년이 보장되는 55살까지 여기서 일할수도 있겠죠.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내 인생도 이제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확실한 사실은
앞으로 제 인생은 제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렸으며,
그게, 지금 보통의 직장인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는 거죠.
제가 살아온 인생을 아는 사람은 여기에 없어요.
말하지 못했거든요.
그냥 제가 살아온 지난날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대해 말해봤어요.
누군가나 솔직하게 자신의 말을 하고 싶은 공간이 있잖아요.
이곳은 저한테 그런 곳이거든요.
계사년 새해에는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해요.
p.s - 저희 어머니는 큰이모와 작은이모가 돌보고 계세요.
제 여동생은 도저히 용서 할 수가 없어요.
(언젠가 제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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