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환경

∴ 아토피와 우리의 생활환경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공해없는 깨끗한 생활 환경은 아토피 극복을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이곳에서는 우리 생활환경과 관련한 문제점을 파헤치고 어떤 것이 유해하고 주의해야 하는지등의 정보를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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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진아] 신학기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문제
 
등록일: 2003-02-04 22:27:30 , 조회: 786

이진아(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문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사무국장. UN 지속가능위원회 NGO네트워크 아시아 지역 간사 및 여성환경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전업주부이자 환경정의시민연대 지도위원,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여성민우회 환경센터 지도위원으로 활동 중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새로이 출발하는 봄이 되었다. 3월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가정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처음 시작하는 집단 생활, 유치원 입학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입학, 대학을 나와 시작하는 첫 사회 생활…

즐겁고 희망에 벅차리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초년생의 생활은 힘겨운 적응의 싸움이기 십상이다. 특히 아이가 처음 엄마 곁을 떠나 집단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엔 아침마다 유치원 차가 오는 시간을 앞두고 안 가겠다고 우는 아이와 억지로라도 보내야 교육상 좋다는 충고를 들은 엄마와의 전쟁의 시간들이다.

대개 신입생들은 처음 적응기에 몸도 마음도 고통을 겪는다. 감기 걸리는 것 정도는 아주 가벼운 편이고, 잠을 깊이 들지 못하고 식욕도 떨어지며 설사를 계속하거나, 아토피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 마음도 우울해지거나 심한 고독감을 느끼거나 짜증이 잘 나기 쉽게 되고, 건망증이 더 심해진다든지 집중력이 더 떨어진다든지 하는 지적 능력의 퇴행 현상도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신체의 밸런스가 깨졌기 때문이다. 인체란 아주 정교한 기계와도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면서 환경에 적응해가는데, 환경이 바뀌면 일파만파로 모든 기능들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추워지거나 더워져도 여기 적응하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가 쓰여진다. 그렇게 되면 소화기능이나 면역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소화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환절기에 소화불량이 되기 쉽거나 감기에 걸리기 쉬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모든 것이 새로 탄생하는 3월은 온도와 기압 차이에 변화가 많은 환절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조건만으로도 갑작스런 변화와 적응의 계절이다. 환경의 변화는 물리적으로 오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심리적으로도 온다. 아무리 희망에 들떠 있다 하더라도, 아니 희망에 들떠 있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된다. 거기에 뭔가 좋은 출발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오는 긴장, 새로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서 오는 당황감, 익숙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이런 모든 것들이 또한 스트레스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인간의 뇌에서는 아드레날린, 멜라토닌과 같이 모든 기능을 항진시키고 사람을 흥분시키는 호르몬이 더 많이 나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호르몬은 정신을 차리고 잘 해내야 하겠다고 각성되어 있는 심리 상태를 유지해주는 동시에 근육을 긴장시키고혈관을 축소시키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원만한 대사작용을 저해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런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밤에 깊이 잠 들지 못하고 세포 안의 활성산소가 증가하여 잘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가 된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부신 피질 호르몬 등 숙면 상태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낮동안 나른하고 밤에는 잠이 잘 안오며 항상 짜증이 나기 쉬운 상태가 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와 같이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어려움의 조건을 안고 시작하는 신학기인데, 신입생들에게는 여기 추가적으로 어려움이 더해진다. 다름 아닌 새 옷, 새 신발, 새 책, 새 학용품 등 새로운 물건에 둘러 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랴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 '새로운 물건'들이야말로 온도나 기압, 사회 생활과 인간 관계 등 환경의 급격한 변화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안겨다 줄 수 있고 따라서 신입생들의 적응 기간에 질병, 심리적 고통, 지적 능력의 퇴행 등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한번 찬찬히 생각해보자. 인체는, 인체를 구성·유지하는 데 관련되어 있는 모든 기능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항상 전체적인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모든 기능들이 균형 있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평형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인간은 몸도 마음도 가장 편안하게 되는 것이며, 조그만 변화들이 생기면 거기 관련된 인체의 기능들은 될 수 있으면 그 변화에 적응해가면서 빨리 평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적응행동들을 총괄하는 것이 유전자이며, 유전자가 보내는 지령은 여러 종류의 화학전달물질들을 통해 세포에 전달되어 호르몬, 효소, 기타 생체화학물질이 분비되도록 자극하여 신체의 각 기관이 필요한 일들을 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어 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는 에너지가 들어간다. 신입생의 적응 기간이 어려운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이 한꺼번에 갑자기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체는 대단히 바빠진다. 그러나 인간이 일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주어진 에너지를 쪼개어서 최대한 활용하여 쓰지 않으면 안된다. 인생에 있어서 신입생 적응기처럼 변화와 긴장이 한꺼번에 오는 시기에는,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 몸과 마음은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는 신입생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소화가 잘 되고 영양이 풍부한 좋은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며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현명한 가정주부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아빠와 아이들에게 이런 편안하고 재생산이 잘 되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신입생들에게 반드시 따라다니게 마련인 '새로운 물건'들이 이런 노력의 과정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 방해의 주범은 다름 아닌 유해화학물질이다. 오늘날의 생산 체계에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반드시 씌여지게 마련인데, 이런 화학물질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인체에 대단히 유해한 작용을 하는 유해화학물질이다.

공장에서 씌여지는 화학물질이 유해한 까닭은 이것이 인체에 들어오면 인체의 생리대사에 관여하는 무수한 화학물질들과 반응을 하여 원래 유전자가 의도했던 결과가 아닌 엉뚱한 결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즉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화학물질, 즉 유해화학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면 몸 안에서 만들어진 화학물질, 즉 생체화학물질의 작용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굳이 어떤 증상이 나타난다고 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경로로 들어와 우리 몸의 어떤 생체화학작용을 어떻게 방해했는지 확인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신체가 가야할 바람직한 방향, 즉 유전자 정보가 지시한 방향대로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상황에 따라,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양한 병적 증세로 나타난다. 면역력 저하, 소화불량, 혈압 부조, 온도 적응력 저하, 피부 가려움증, 근육통 등 신체적 증상에서 기억력 감퇴, 집중력 부족, 충동적 심리 변화, 정서 불안, 공격성 증가, 우울증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병적 상태 중에 몇가지 증상이 우선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까짓 새 옷 좀 입었다고 뭐가 그리 문제 되랴 하는 것은 성인 중심적인 발상이다. 어른들은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막아내는 방어기제가 완성되어 새 옷을 입었다고 해서 큰 변화를 느끼지 않을지 몰라도 아직 방어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유해물질의 작용은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신체의 균형이 깨어져 있고, 적응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신입생 시기일수록 방어력은 더 약해져 있다. 다만 아이들은 자기 몸이 아무리 불편하고 마음이 고단해도 새 옷과 새 신발 때문이라는 것을 민감하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현명한 독자라면 벌써 좋은 방법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는 절약과 재활용 정신은 지구 환경과 가계를 위해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 성공적인 학업생활에도 정말 필요한 것이다. 재활용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새 것을 사야 했다면, 충분히 일찍부터 준비해서 볕 잘 들고 공기가 잘 통하는 베란다 같은 곳에 오래 두어 유해물질을 되도록 많이 날려보낸 다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아이가 짜증을 낸다고 같이 짜증을 내지 말고, 앞서 나왔듯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충분히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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